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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교육 등 관련 정보

문학과지성사 시집 추천


안녕하세요. 오늘은 문학과지성사시집추천하고자 합니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문학동네, 창비, 민음사와 함께 4대 한국문학 출판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시인선’으로 잘 알려진 출판사입니다. 레트로한 표지 디자인과 일정한 규격으로 나오는 덕에 수집을 하는 분도 많습니다. 게다가 감성적인 카페에 가보면 인테리어 용으로도 몇 권 비치해두기도 합니다.

 


반짝 떠오르거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시인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름만 들으면 다 아는 시인의 시집부터, 요즘 시대 시인의 시집까지 골고루 품고 있습니다. 꾸준히 야금야금 모으는 재미가 있습니다. 500권도 넘는 시인선 중 몇 권을 골라 소개하려고 합니다.



<‘문학과 지성사’ 소개>

 

이 출판사는 1970년 ‘문학과 지성’이라는 계간지를 시작으로, 1975년 출판사로 거듭납니다. 어느덧 설립된 지 40년을 넘어 곧 50년이 됩니다. 설립 당시 문학의 자율성, 공공성, 인문적인 지성의 존중을 가치로 삼았다고 합니다. 더불어 출판사가 특정한 개인의 소유가 아닌 ‘문학적 공동체’의 것이라는 신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잘 알려진 또다른 출판사 ‘창작과 비평’을 줄여 ‘창비’라고 부르다가 공식 이름을 ‘창비’로 바꾼 것에 반해, 문학과 지성사는 줄여서 ‘문지’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본래 이름의 계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문지’는 일종의 애칭인 셈입니다.



<추천하는 ‘시인선>

하나, 이제니 시집 ‘ 그리하여 흘려 쓴 것들’

 

 > 이제니 시인의 시는 독특합니다. 얼핏 보면 시 보다는 짧은 단편소설 같습니다. ‘시’ 하고 떠올리면 몇 개의 단어를 툭 툭 나열한 것, 많은 의미를 짤막하게 축약 해놓은 것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그의 시는 다릅니다. 무엇보다 글밥이 많습니다. 시집 안에 한 시 당 한 장 하고도 반 넘어가는 시가 수두룩합니다.

그의 시는 읽다보면 눈 앞에 아득하게 그려집니다. 그럴 듯하고 어려운 단어의 나열보다 익숙하지만 고심 끝에 고른 말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습니다. 두 편의 시 중 일부를 감상해보겠습니다.



p.49 / 안개 속을 걸어가면 밤이 우리를 이끌었고

 : 보이지 않는 선을 긋는다. 공허를 채우는 잔향을 따라간다. 끝없이 반복되는 잔상이 있다. 아름다운 것들을 회수하여 보관한다. 거울을 마주 보고 정면을 응시한다. 바닥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있다. 안개 속을 걸어가면 밤의 한가운데에 도착합니다.

(생략)어둠의 경계 너머로 스며드는 기억이 있다. 가볍지만 쉽게 찢어지지 않고 복원력이 뛰어납니다. 경계 없는 목소리로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어디에 있습니까. 지금 여기에 있습니까. 안개 속을 걸어가면 밤의 한가운데에 도착합니다. 모르는 것을 어둠이라 부르면서 희미하게 나아간다.



p.68 / 너의 꿈속에서 내가 꾸었던 꿈을 오늘 내가 다시 꾸었다

 

 

 : 모든 꿈은 내면의 우울과 관계가 있지. 너는 계속 말한다. 나는 그저 듣는다. 나는 보류한다. 나는 판단 중지 상태에 놓여 있다. 너는 계속한다. 내면의 우물은 내면의 우울과 다름없는 말이지. 꿈 분석 이론에 익숙하지 않아도 알 수 있지. 꿈을 해석해보려고 안간힘을 써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조차 자신을 숨기기 위해. 언젠가 들킬. 어쩌면 들키길 바라는. 그렇게 숨겨진 채로 드러난 문장 대신. 또 다른 내면의 문장을. 또 다른 비밀의 일기장을 간직해본 적이 있는 자라면.

(생략)나는 모종의 두려움에 떨고 있지. 내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자신을 온전히 드러낸다는 것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니까. 내 곁의 사람들은 내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인 동시에 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기도 하지.



둘, 윤병무 시집 ‘당신은 나의 옛날을 살고 나는 당신의 훗날을 살고’


 > 윤병무, 그는 이제니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의 시를 씁니다. ‘흰 것은 종이, 검은 것은 글’로만 두고서 보면 가볍고 경쾌합니다. 여백이 많고 간결해보이는 탓에 덥썩 펼치게 됩니다. 하지만 담백한 문체와 익숙한 시상, 주제 아래에 자꾸만 뒤돌아서 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의 삶이 어떠했길래 이런 시를 쓸 수 있었나, 굴곡이 많았나 고난이 많았나 생각하게 되는 한편 시를 읽고 있는 나 자신의 지난 날도 돌아보게 됩니다. 내게도 그런 일이 있었지, 그때 그런 생각을 했지, 그런 감정이 들었지 하고. 그의 시 몇 편을 감상해보겠습니다.

 

 



p.19 / 기쁜-슬픈 이야기

 : 슬픈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기쁜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기쁜 이야기라면, 힘들어요
아주 멀리 되돌아가야 하니까요
웃다가 화석이 된 이야기거든요
모처럼 웃었는데 파묻힌
기쁜 이야기는 살 한 점 털 한 올 없어요
골자만으로 기쁠 수 있으면 기쁘겠어요

슬픈 이야기는 어떠세요?
너무 익숙해 싫으세요?
(그래도 돌이킬 수 없어요) 아니면
롱 테이크로 시간만 잡아먹는
속 보이는 슬픈 드라마가 좋으세요?
좋아서 요실금을 느끼세요?
슬픈 이야기는 죽을 때까지 콩팥이 걸러낸
눈물보다 깨끗한 액체예요

기쁜 이야기는, 조금 기다리세요



p.58 / 뒷모습

 : 당신이 그리워 할 때마다 / 내마음 닳아요

어긋난 길 끝에서 / 백묵처럼 사라지면

하고많은 속말들 / 어떻게 다 지우려고요



<기타 정보 - 가격, 살 수 있는 곳>

- 가격 : 권당 9,000원

-살 수 있는 곳 : 오프라인 서점 및 온라인(인터넷) 서점 / 단, 500권 넘는 시집이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원하는 시인선을 사지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지점마다 보유하고 있는 시인선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구매하고자 하는 시인선이 명확하다면 헛걸음 하지 않도록 방문 전 매장 전화를 통해 확인해길 바랍니다. 또는 온라인 서점, 인터넷 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것도 좋습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한 시인선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근처 서점에 가면 최소 몇 권이라도 비치되어 있을 것입니다. 그 중 운명처럼 자신에게 맞는, 필요한 시집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서점에 들러 ‘시’ 코너에 가보는 것 역시 권합니다.

날이 갈수록 추워지는 계절입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의 여유에 시를 곁들여보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문학과지성사 시집 추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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